도서관전쟁 트라우마소극장

음 어쩐지 오늘은 책 얘기를 하고 싶어서 말입니다.

사실 즈이집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까진 좀 못살아서 셋방을 전전했죠.
아부지가 백수일때 결혼하신탓도 있지만 쨋든 고향 친구인 어무이와 결혼하고 큰아버지가 사시는 서울로 올라왔더랩니다.
나이차가 대략 20살정도 나는 큰아버지의 도움으로 공부해서 자격증 따시고 모호텔 기계과에 취직.
(큰아버지는 한국전쟁 이전세대시고 아버지는 이후세대시죠.우리 아버지 둘째시고 위에 고모님인가 숙부님인가 계셨는데 어릴때 돌아가셨다고..)
그런 환경이다보니 돈 모은다고 장난감이나 책같은거에 신경써주시지 못했고 동생까지 네식구 먹여살리느라 뼈빠지게 일하시고.
어릴적에 대 유행했던 마론인형(ㅋㅋㅋ)도 동네 꼬마중에 저만 없었죠.
돈드는 놀이는 못하니까 개발전의 까치산 암벽타고 놀거나했던 기억이.
동네 애들이 마론인형 싼거 파는데 있대서 따라갔다가 혼자 목동사거리에서 길잃고 엉엉.
거기서 한참 걸어서 화곡시장까지 가서 경찰서 가서 큰아버지 가게전번대고 겨우 집에 왔습니다만
마론인형 하나 없어서 여자애들이랑은 거의 못놀고 남자애들과 치고박고 놀았던 서글픈 과거.
그때가 한 네댓살인가 그랬을겁니다.(덕분에 아직도 한이 맺혀서 들인 돌플이 셋..)

저희 셋집에서 어른 걸음으로 걸어서 5분거리에 육촌 남매.즉,아버지 사촌네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재개발로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예전에 거기엔 5층짜리 주공아파트가 있었거든요.
여튼 그 집이 좀 살고 오촌아저씨도 공무원이시고 좀 수입이 되는 집이라 명작동화같은거 전래동화같은거 참 많았어요.
어린시절 있는 집은 좀 사는 집이었던 프뢰벨같은거.
부러움 반 호기심 반 언제나 언니네 놀러가면 안놀고 책만 파서 살짝(?) 기피의 대상이었던 저그요...
예쁜 그림에 양장 커버에 신기한 이야기가 한가득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책을 좋아해도 진짜 '우리 집'이 생겨서 이사가도 좋아하는 책만 다 살수는 없없지요.
그떈 완전히 굶주려서 동네 도서관 이동차량으로 오는 책 완독/학교 도서관책 완독/친구네마다 다른 책들 완독.
출판속도가 완독속도보다 느렸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초5학년 겨울이던가(당시는 국민학교) 그때부터 아부지가 생일 선물을 책으로 해주셨어요.
처음 받은 책은 헤세의 데미안.초딩이 뭘 알겠습니까.이해안가도 닥치고 읽었죠.
물론 중,고등학교도 끼고 살면서 그 구구절절함이 완전....
제땐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시험쳐서 들어갔으니까요.
중학교는 시험치고 뺑뺑이라 집에서 가까운 모여중을 기도했는데 당첨.(라고해도 버스로 20분정도)
고등학교는 같은 부지의 여고에 가고 싶었지만 성적이 딸려서 길건너 강건너의 여고로.
하지만 좋았던게 고등학교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말이죠.
그리고 대형 서점도 있어서 주말엔 서점 죽돌이~ㅋㅋ(예전엔 랩핑이 없었으니까..)

여튼 그렇게 도서관 순례를 하면서도 '아,이 책은 갖고 싶다'이런거 많았는데
나중에 어른되면 돈벌어서 책으로 가득한 방을 만들테다!라는 야심도..

문제는 어른이 되고나서 생겼습니다.
어릴때 어려서인지 생각 못했던 절판신께서...ㅠㅠㅠㅠ
사려고 했던 책은 죄 절판이며 동화책은 재판된 책을 보니 일러스트가 다르질 않나.
아직도 원한에 사무친(??) 책은 오노주상의 마성의 아이.
사려고 보니 죄다 절판...도서관에서 한권 발견해서 읽으려고 찾으니 분실본...
피눈물이 나요...

그래서 지금 모으는 책도 그렇고 책에 대한 집착은 절 책덕후로 만들었...
참고로 제 책은 안빌려줘요.예전에 한번 누구 빌려줬더니 책장을 접고 가운데는 두동강나고 찢어진 부분 있어서 맘 팍상했음.
그렇기 때문에 이 도서관 전쟁이라는 책이 그렇게 마음에 와닿는겁니다!!

도서관 전쟁은 애니를 먼저보고 책을 읽는중인데 미디어 양화법.이거 좀 심할 뿐이지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있었지요.
어떤 만화책에도 찍혀있던 '검열필'마크.
검열 없는 세상에서 태어나신 80년대 후반생들은 그때의 치열함을 모를검미.
그때의 검열에 피해본 만화가 북해의 별.
정말 삭제 많고 요즘 TV애니에서 지우개질 하는 걸 예전엔 책에다 했어요.
뭐 원피스 공중파판은 정말 눈물나드만..담배는 사탕으로 바뀌고~~
그래서 6화 중반에 코마키가 양화법 없는 세상의 사람들은 양화대와 도서대의 모습을 재미있게 생각할거다라는 말이
비수처럼 마음에 푹 박히데요.
책을 향한 이쿠의 마음도 너무너무 공감가죠.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검열대상이 되는 바람에 절도로 잡혀갈래 책 내놀래 하는 양화대에게
절도로 잡아가라고 하는 그 모습이 마음에 와닿는거죠.
나라도 그랬겠다.
아니 나라면 더 극단적이어서 가져가려면 날 죽이고 피에 물든 책을 가져가던지!라고 했을걸.
(솔직히 예전에 저런 말 한적 진짜 있음..만화책이었는데 엄마가 공부안하고 그런거만 본다고 뺏어가서 찢으려 하기에 낚아채고 끌어안고 으르렁....그리고 이후 우리집 공인 싸이코가 되었다는..ㅠㅠㅠㅠ책 덕후가 뭐가 나쁨!!)
몇화였는지 기억 안나지만 (본지 오래되서 가물가물) 기자가 이쿠한테 인터뷰 한다고 덤비다가 책을 짓밟는 장면이 있는데
나였다면 절대 가만 안있어...감히 책님을 훼손하다니!하면서 달려가서 똑같이 스크래치를 내줬을걸.
...이런 이유로 한때 꿈이었던 대여점 주인을 접었다는...ㅠㅠㅠㅠ
대여점 책은 훼손될 가능성이 너무 높으니..훼손하면 변상 이러지만 훼손하기전에 그런짓을 하는건 나쁜짓이란걸 부모선에서 알려줘야 하는데 요즘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버릇이 없어..
실은 예전에 좋아하는 작가의 못구해던 초기작(이미 절판된 만화책)을 책방에서 발견하고 빌렸는데 그림마다 수염같은 거 볼펜낙서해놓고 클로즈업 신 같은거 잘라내서 뒷장 장면이 찢어지고 대담하게 몇페이지를 잘라내서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소설판은 구한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좀 더 빨리 질러야 했지만 넥스비전~ㅋㅋㅋ
매달 책 구매 예산은 3만원+a(요부분은 보통 수입서적)인데 모으는 중인 nt노블에 만화에 소설 지르면 예산이 바들바들이라..
나리타 료우고라던가 카야타 스나코라던가 휘긴경이라던가 이영도 선생님이라던가...
도서관 전쟁은 11월에 샀는데 다행히 모으는 nt가 발매되지 않아 살 수 있었다는.
11월 구매 서적-벨로아 궁정일기3/청년데트의 모험2/루다와 문과 마법사/도서관 전쟁/영국요이담7
이렇게 해서 삼만육천원이었던듯.
이 달에는 아마 디자인즈를 질러서 더더욱 예산낭패였지만 위대하신 유가 환급금 덕에 살수 있었다는...
그리고 이번달 경우에는
12월 구매서적-청년데트의 모험3/영국요이담8/채월애장판/그림자 자국
그리고 수입도서로는 몇달이나 별르고 겨우 질러주신 성스러운 형씨들2
(그 사이 환율이 올라 가격이 4~5천원정도 올랐다!!ㅠㅠㅠㅠ)
마지막으로 휘긴경께서 신혼여행 가시면서 쏠로를 위해 투척해주신 광월3권 예약한정판...
이번 달은 인센티브가 좀 많이 나와서 무리한 지름을 좀.ㅋㅋㅋㅋ

소설판 도서관 전쟁은 애니 초반의 관장실 책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애니에선 뭉뚱그려둔 부분들이 설명되어있어서 참 좋았다.
15권의 사라진 책.온건파인지 박쥐인지 알 수 없는 부관장.
애니는 이미 완결이 나서 알고 있는 분서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도서대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책을 좋아하는건 아니다.
이런 책이 없어지면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건 결국 획일화로 가는 주범이 아닌지?
전두환정권 노태우정권하의 검열탓에 억압받은 세대인지라
(노정권때도 만만치 않았다.중학생때 종종 시위가 벌어져서 놀러나갔다가 휘말려 최루탄 덕에 엉엉운적도 있으니까.)
도저히 용서가 안돼.
창조라는건 자유로운 정신과 억눌리지 않은 상상력에서 나오는 거지 이건 하지마 저건 하지마 하는 상황에서 나올리가 없지.
그래서 내 영웅은 린 민메이였고.
아,전두환 시대에 좋았던 부분 하나 있다.
우민화 정책탓에 80년대 공중파의 요술공주 밍키는 무삭제 였다.
마크로스도 미국판인 출격 로보텍으로 인기를 끌었고 당시 일본에 연수가 있던 막내 삼촌은 여자애한테 선물로 가동이되는 조립 완제품 마크로스를 사다줬다.접으면 비행기 펴면 로봇.대단했음.
거기다 애들용 로봇만화라는 탈을 쓴 어른용 동화 메칸더3도 무삭제 완역이었지.
요즘같으면 절대 TV방송 못하는 내용으로
외계 여왕님이 아들 살리려고 적에 잡히고 자라난 아드님은 적과 싸우는데 하필 상대가 세뇌된 어머님.
요즘 방송같으면 정서에 악영향 블라블라하면서 장면 다 잘랐을걸.


결국 결론이래봤자 오역없는 책좀 읽는게 힘들어서 원서지르고 사전펼치고 낑낑대며 읽는 책덕후의 책사랑이랄카.

**책 링크는 되도록 출판사 중심이지만 부득이 한 몇권은 인터넷 서점 링크입니다.